:: 노블스 여성의원 ::
 
작성일 : 11-04-06 11:39
서른, 선이냐 소개팅이냐
 글쓴이 : 운영자
선 본 지 3개월 만에 결혼을 한 친구가 말했다. "뭘 오래 끌어. 딱 보면 알지." 30여 년 가까이 그 많은 이를 만나면서도 딱 보고 알지 못한 그것을 사람들은 선 자리에서만은 잘도 캐치해 낸다. 선은 그렇듯 운명의 상대를 만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인 걸까?

아무리 고루하게 느껴지고 가끔은 조건을 따지는 속물 근성의 표출처럼 보여도 사람들은 여전히 결혼 시장에서 자신을 판매하는 가장 확실한 루트로 선을 선호한다. 물론 최근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혼테크 개념으로 결혼정보업체에 등록하는 경우가 늘어나듯 제도화된 결혼 시장으로 뛰어드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이런 방식은 왠지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느껴져서 조금은 꺼려지는 게 사실.
남자 친구와 헤어진 후 최근 들어 소개팅을 자주 한 이씨(28세·홍보녀)는 소개팅을 하면서 도리어 선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소개팅은 아무래도 목적이 애매해서 중간에 파토 나는 경우가 많아요. 주위의 선배 언니들을 봐도 여자는 당연히 나이 차서 만나는 거니까 결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나갔는데, 남자는 아닌 경우들이 많더라구요.”
석 달 전 맞선을 본 후 최근 결혼을 결정한 한씨(29세·대기업)는 맞선은 부모님의 반대라는 장벽이 처음부터 해제되어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만남이라고 표현했다. “결혼은 결국 ‘집안 대 집안’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 집안이 어떤지가 중요하잖아요. 꼭 돈이 얼마나 많다 적다, 이런 게 아니라 그분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가풍이나 종교 같은 문화적인 걸 미리 아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반면 진씨(30세·금융권)는 맞선에 ‘새로운 남자 풀의 개척’이라는 독특한 의미를 부여했다.“나이가 어느 정도 차다 보면 친구나 비슷한 또래의 주변 사람들에게서 소개받는 것도 한계가 생겨요. 그렇다 보니 부모님의 인맥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의미도 있는 거 같아요. 게다가 어느 정도 기본적인 조건도 보장되니 믿을 만하고.”
하지만 선이라고 해서 반드시 믿을 만한 건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선을 봐서 결혼 직전까지 갔던 친구들이 줄줄이 파혼하는 걸 봤다는 임씨(32세·카페 운영) “상대방이 자신의 재력에 대해 얘기했던 거랑 실제 많이 다르니까 결국 파혼하더라구요. 연애 결혼이었다면 자연스레 그런 걸 알았을 테고, 사랑과 정이 있었을 테니 파혼까지 가지는 않았겠죠. 그만큼 조건을 따지기 때문에 그 조건이 자기 기대치보다 조금만 낮아도 깨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심지어 결혼식장에서 어그러지는 경우도 있어요. 여자가 모르고 있던 남자의 과거를 예식장에서 하객들이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된 거죠. 결국 그 친구들은 아직까지 결혼을 못 하고 있어요. 한 번 당하고 나니까 일종의 트라우마가 생겨서 사람 만나기가 더 힘들어진 거죠.”
게다가 주선자의 입장에서는 비슷한 상황의 사람끼리 조건을 맞춰서 만나게 해주는 것이기에 선에서 상대가 우울한 사람(조건이 안 좋은)이 나오면 소개팅에서보다 심리적 타격이 크기도 하다. “우울해요. 나의 스펙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하는 상실감. 남들 보기에는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 하는 자괴감이 들게 되죠.” 실제 그런 일을 겪고 난 후 다시는 선을 보지 않다가 서른둘의 나이에 소개팅을 통해 만난 남자와 결혼을 한 이씨(33세·공무원). “선은 격식과 매너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더 크니까 괜찮은 사람들도 인위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거 같아요. 행동들이 전형적인 카테고리 안에서 맴도니까 도리어 그 사람의 진솔한 면이 드러나지 못하는 거죠. 부담 없이 대하면서 자연스러운 만남을 이어가기에는 소개팅이 더 낫다고 봐요. 선 자리에서 봤을 때 괜찮은 사람은 소개팅 자리에서 만나면 더 괜찮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해요.”
여자 나이 서른에 주말마다 선을 보러 다닌다는 건 ‘괜찮은 막차’를 타기 위해 마지막 노력을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괜찮은 막차조차 전혀 괜찮지 않도록 느껴지게 만드는 상황에서 만나야 한다는 게 선의 딜레마다. 곧잘 “딱 보면 안다”는 운명의 상대를 잘 만나기도 하지만 종종은 자기 최면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목적 의식에 투철하게 올라탔다가 떨어지면 회복하는 데 꽤나 오래 걸린다는 부작용까지.
반대로 소개팅을 한다는 건 설렁설렁 돌고 있는 회전 목마에 올라타는 것과 비슷하다. ‘탔다 이상하면 내리면 되고~ 다시 도는 놈 중에 괜찮은 놈을 골라 타면 되고~’. 물론 확률은 떨어지고 발품은 더 팔아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천천히 돌기에 조금 더 꼼꼼히 볼 수 있고 꾸미지 않았기에 좀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당신이 지금 올라타야 한다고 마음 졸이는 그 막차는 결국 당신이 평생을 타고 가야 할 차다. 그렇다면, 때로는 조금 돌아가는 것이 결국은 더 빨리 가는 길일 수도 있다는 것, 그것이 지금 서른의 여성들이 선이 아닌 소개팅을 더 선호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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